수제맥주 Craft Beer

수제맥주 Craft Beer

수제맥주(Craft Beer)는 곡물을 원료로 한다. BC 7000년경부터 곡물을 심기 시작하여 최초의 수제맥주가 만들어진 것은 지금부터 약 7000년 전으로 보고 있다. 정확하게 기록으로 남아 있는 최초의 맥주는 수메르인들의 맥주이다. 수메르인은 티그리스와 유프라테스강 유역에 살던 민족으로 BC4000년경에 그 문화의 절정을 이루었고, 그들의 문화는 이후 고대 여러 문명에 영향을 미쳤다. 루브르 박물관에 소장된 수메르 민족의 가장 오래된 기록, ‘모뉴멘트 블루(Monument Bleu)’에는 방아를 찧고 맥주를 빚어 ‘Nina’ 여신에게 바치는 모양이 기록되어 있다. 이때의 수제맥주 제조 방법은 오늘날과는 달리 발효를 이용하여 빵을 만들었고, 그 발효된 빵을 가지고 맥아를 당화 시켜 물과 함께 섞어 맥주를 만드는 것이었다고 한다. 맥주가 ‘액체의 빵’이란 말도 여기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맥주를 만드는 재료는 보리로 만든 몰트, 홉, 효모와 물이 있다. 몰트는 물과 만나면서 당분을 배출하여 달짝지근한 맥아즙(엿기름)을 만들어 낸다. 홉은 끓는 맥아즙과 반응하여 다양한 종류의 맛과 향을 끌어낸다. 단세포 균류의 효모는 맥아즙과 일정 기간 발효 후 알코올이 들어간 완성된 맥주를 만들어낸다. 맥주는 일정 기간 효모와 함께 발효하는 술이라고 해서 발효주라고도 부른다. 


대표적인 발효주로는 포도주가 있고, 어떤 자료에서는 막걸리를 ‘한국 전통 맥주’라고 부르기도 한다. 우리가 어떤 음식을 먹으면 모든 감각은 그 음식을 평가한다. 눈으로는 형태, 손으로는 촉감, 귀를 통해서 요리과정을, 코를 통해 냄새를 맡고 이런 과정들을 거친 후에 입을 통해서 맛을 느끼게 된다. 여기에서는 액체 상태인 맥주의 맛을 평하는데 사용되는 감각의 용어를 정리하려고 한다. 맥주는 외국에서 유입된 술이기 때문에 그 맛을 나타내는 단어들이 익숙하지는 않겠지만 알아두면 맥주를 재밌게 즐기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오미』 단맛(Sweet), 신맛(Sour), 짠맛(Salt), 쓴맛(Bitter), 우마미(Umami) 그러나 실질적으로 인간이 느끼는 맛은 수백 가지가 넘는다. 이것을 다섯 가지의 미각으로만 분류할 수 없기 때문에 향미(Flavor)라는 단어를 사용하기도 한다. 음식을 먹으면 코로 느끼는 냄새와 다르게 입안에서 식도/후두를 통해서 느끼는 냄새와 식감(Mouthfeel)을 합쳐서 향미라고 한다. 식감이란 음식의 질감, 수분의 정도, 유동성, 온도, 기름기, 떫은맛, (매운)통증, 씹는 또는 삼키는 동안의 촉각 등을 의미한다. 


맥주는 발효방식에 따라 에일(Ale), 라거(Lager), 람빅(lambic) 이렇게 3가지로 종류로 구분되는데 람빅은 자연발효 방식의 맥주로 우리나라의 청주 또는 막걸리를 만드는 방식과 비슷하다. 단지 보리와 쌀로 원료가 다르다는 점이다. 람빅은 벨기에의 특정 지역을 중심으로만 생산되기에 전 세계적으로 유통이 되지는 않는 맥주다. 

전 세계적으로 유통되는 맥주는 에일과 라거로 구분된다. 라거는 낮은 온도에서 장시간 저장 후 만들어진 맥주를 말하며 부산물이 적어 깔끔하고 시원한 청량감이 특징인 맥주다. 


우리나라에서 대부분 생산되는 맥주 브랜드가 라거 맥주이다. 2012년 영국인 다니엘 튜더가 경제지 이코노미스트에 “한국 맥주가 북한 대동강 맥주보다 맛없다”는 기사를 써서 맥주 업계를 긴장하게 했던 것도 라거 맥주는 특별한 향과 맛이 없기 때문일 것이다. 에일 맥주는 제조방식에 따라 전혀 다른 향을 즐기거나 진하고 깊은 맛을 느낄 수 있는 맥주로 유럽국가에서 생산되고 있으며 저마다 개성이 강해 맛과 향에 따라 수천 가지 종류로 구분된다. 우리나라에서 유통되는 맥주 중에 초콜릿 맛 또는 과일 향이 나는 맥주를 에일 종류의 맥주로 생각하면 된다. 수제맥주의 유행은 서울에 이어 대구에도 상륙했고 이제 대구에서도 에일 종류의 맥주를 쉽게 볼 수 있게 되었다.


수제맥주(Craft Beer)는 항상 같은 맛의 브랜드 맥주와는 다르게 홉과 몰트의 배합 그리고 여러 가지 식재료를 첨가해 만들 때마다 맛을 다르게 제조할 수 있으며, 나만의 독특한 맛을 자랑하는 크래프트 맥주를 만들고 즐기는 사람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2002년 2월 1일부터 개정된 주세법에는 업소에서 맥주를 만들어 판매할 수 있도록 법규가 완화되면서 하우스 맥주 전문점 들이 많이 생겼다. 


기존의 대형 맥주 회사로부터 맥주를 공급받아 운영하는 맥주집과 달리 하우스 맥주 전문점에서는 맥주 제조에서 판매에 이르기까지 동일한 매장에서만 판매가 가능했다. 이곳에서 맥주가 만들어지기까지의 제조 공정을 관리하는 사람을 ‘브루마스터(Brew Master)’라 칭한다.  


국내에는 아직 브루마스터가 되기 위한 전문 교육과정은 없으며, 현재는 하우스 맥주 전문점에 취업해 독일, 체코 등의 현지인이나 맥주 제조기술이 발달한 나라에서 교육과정을 이수한 내국인 밑에서 5-6개월 정도 맥주 제조 방법을 익히는 도제식 교육이 많이 이뤄지고 있다. 2014년부터 주세법이 더 완화되면서 하우스 맥주 전문점이 많이 생겨나고, 이렇듯 정부가 소규모 맥주 생산을 허가하면서 다양한 하우스 맥주 맛을 경험하려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또한 맥주 문화의 정착으로 취하려고 맥주를 마시려는 게 아니라 맛을 즐기려는 고객 증가와 새로운 맛, 차별화된 맛, 높은 품질을 찾는 고객의 증가로 더 활성화될 것으로 보인다. 


2014년 더 완화된 주세법은 첫 번째로 소규모 맥주 제조자의 과세표준이 연간 출고량 기준으로 300KL 이하인 경우 80%에서 60%로 인하되었고, 두 번째로 외부유통이 금지되었던 소규모 맥주 제조자에게도 외부 유통이 허용되었다. 세 번째로 소규모 맥주 제조자의 시설기준이 발효저장 탱크 용량 기준 5 KL이상에서 5KL 이상 75KL 미만으로 개정되었다. 또한 일반 맥주 제조자의 제조장 시설 기준을 완화하여 150KL 이상였던 것을 75KL 이상으로 완화하게 되었다. 연간 출고 수량이 3000KL 이하인 경우에 초기출고 300KL 까지 과세표준의 70%만 적용해 30%의 세 부담을 낮추게 되었다. 


국내 대형 맥주 제조사들이 수제맥주 사업에 속속 뛰어드는 이유는 더 다양한 맛을 찾는 국내 맥주 소비자가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국세청과 관세청에 따르면 2011년부터 2015년까지 5년간 맥주 수입은 연평균 30% 수준으로 급격하게 증가해 2014년부터는 이미 수입량이 수출량을 초과했다.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맥주 수입량은 33만 톤에 달했으며, 맥주 수입금은 2억6300만 달러를 기록했다. 관련 통계를 작성한 이래 가장 큰 규모다. ‘한국 맥주는 맛이 없다’는 인식이 팽배한 가운데, 맛과 종류가 다양한 수입 맥주에 대한 소비자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는 것과 관련이 높다고 분석한다.


전문가들은 수제맥주 관련 시장이 앞으로 더욱더 커질 것이라고 분석한다. 시장 조사업체인 마크로밀엠브레인이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70% 이상이 “수제맥주를 마실 의향이 있다”고 답했고, 10명 중 6명은 “앞으로 수제맥주를 마시는 사람은 더 많아질 것”이라는 의견에 동의했다.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한국인에게 커피란 ‘믹스커피’를 뜻했다. 가늘고 긴 봉투 한쪽을 뜯어 쏟아낸 가루에 뜨거운 물을 타서 먹는 달달한 맛의 커피가 대부분이었다. 그랬던 커피의 개념은 미국의 대형 커피 전문점 스타벅스가 물 건너온 이후 대전환을 맞는다. 믹스커피는 사무실 한쪽 구석으로 밀려났고, 사람들은 커피콩에서 짜낸 원액에 물을 섞은 ‘아메리카노’나 우유를 넣은 ‘카페라떼’를 마신다. 

몇 년 전부터는 여기에 또 한 번의 변화가 나타났다. “아메리카노라고 다 같은 아메리카노가 아니다”라며 ‘스페셜티 커피’가 등장하면서다. 스페셜티 커피는 커피콩의 종류나 원액 추출 방식 등을 달리해 맛과 향을 차별화한 고급 커피다. 이런 스페셜티 커피의 인기를 두고 커피 업계에서는 ‘제3의 물결’이라 불렀다. 최근 맥주도 커피가 밟아온 길을 따라가고 있다. 가장 흔하게 유통되는 국산 맥주가 믹스커피, 일본 독일 미국 등에서 수입한 맥주가 아메리카노라면, 기호에 따라 골라 마실 수 있는 수제맥주는 스페셜티 커피에 해당한다. 


대경대학교는 2015년 전국에서 5번째로 전통주 전문양성기관으로 지정되었고 대구치맥산업 활성화를 위한 중추적인 역할을 하고 있으며 (사)한국치맥산업협회와 연계하여 수제맥주(제조, 서비스,체험, 페스티벌) 창업과 대구 브랜드 맥주 개발을 위해 대구 경북 지역 외식 관련 학과 교수들과 함께 대한수제맥주학회를 전국 최초로 2015년 4월에 발족하여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이에 더해 제3회, 4회 대구치맥페스티벌에 수제맥주 학술대회, 수제맥주 경연대회 등을 개최하여 대구 브랜드 수제맥주 개발의 기반을 마련하고 더불어 지역관광 활성화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대구는 타 도시 대비 엄청난 커피전문점 과잉으로 매출저조와 폐업이 급증하는 시점에서 퍼플오션(Purple Ocean) 전략이 필요한 상황이라 할 수 있다. 커피 전문점에서 커피&수제맥주 전문점으로 창업하는 업종전환 콜라보레이션 전략으로 매출 고도화를 꾀할 수 있다. 수제맥주는 지역 경제를 살리는 신(新)사업으로 업종전환 또는 숍인숍(shop in shop) 형태의 창업으로 외식산업 휴폐업률 저하에도 도움이 될 수 있는 분야다. 


글 구본자 대경대학교 식음료산업학과 교수, 대한수제맥주학회 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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